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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보다 무서운 "가랑비 거지"

최지라드 2021. 7. 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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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등장한 신조어 중 "벼락거지" 라는 말만큼 현재 대한민국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혹은 코인 및 주식) 이라는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벼락거지가 됐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인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 건 없지만, 그럼에도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긴, 치솟는 전월세 비용을 따지면 손해를 보고 있는 건 맞긴 하죠.

 

아무튼, 자신이 벼락거지가 됐다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그 중에서는 빠르게 문제점을 깨닫고 개선점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 입니다.

 

벼락거지 말고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가난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쪽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자신이 침몰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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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람들을 가랑비처럼 서서히 좀먹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성에 큰 돈을 뭉텅이로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만 들어가 보세요. 온갖 감성의 사진들이 핸드폰 화면을 꽉꽉 채웁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런 감성에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생각해봅시다. 호캉스를 좋아하는 사람과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돈을 많이 쓸까요 ?

 

만약 감성을 중시하는 캠퍼라면 캠핑족이 훨씬 더 많은 돈을 씁니다. 그들은 정말 캠핑 장비 하나도 아무거나 사지 않습니다. 컵 하나를 사더라도 헨리녹스로 삽니다. 그리고 정말 극강의 감성을 추구하는 분들이라면 차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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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감성에 돈을 지불하는 사례는 정말 많습니다. 굳이 인터넷 서핑만 할거면서 맥북 프로 최고 사양을 사는 이유는 뭘까요 ? 무리하게 좋은 차를 사는 것도 모두 감성 때문 입니다. 굳이 등산을 하지 않으면서도 200만원이 넘는 등산용 패딩을 사는 것도 감성 때문이죠.

 

감성이 떨어지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카페는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을지로 골목 어딘가에 있는 노출 콘크리트 카페에 가서 7천원짜리 커피 마시고요.

 

물론, 감성이라는 가치는 중요합니다. 우리의 삶을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주니까요. 하지만 감성은 공짜가 아닙니다. 감성을 추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대부분 비쌉니다. 그러니까 감성도 자신의 분수에 맞게 추구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감성을 추구하는 것도 중독 인것 같습니다. 이 중독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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